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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관계의 끝을 상정하고 만나는 건 이제 그만 두자, 내게 용기를 주는 다짐. 하지만 자꾸 끝이 보이는 걸 어떡해. 근데 그렇잖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건 아주 잠시 뿐이잖아. 우린 너무 약하고 서툴러서 아마 그 기간은 더, 더 많이 간결해질거야. 우린 우리에게 붙은 것들을 떼어내는 방법을 몰라. 떼어낼 수 있을만큼 잔인하지도 못하지. 왜냐면 그것들이 어떤 맘으로 붙어있는 줄 절실히 알고 있거든. 어떡하면 좋아, 내가 품었던 다짐이 썩어가고 있어. 아마 곧 악취가 진동할거야. 그 고약한 냄새가 내게서 너를 물러서게 할거야. 도와줘 더보기
다시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었다 원망보다는 자연스러운 거라 생각한다 동력을 잃은 기계는 배터리를 교체해주어야 제대로 움직일 터인데 그는 배터리를 살 여력이 없을 것이다 그도 그겠지만 나는 어떻게 될까 여기 이렇게 또 숨죽여 버티는 날들이, 찾아왔다 익숙하지만 매번 슬프다 슬프다기 보다는 안타깝다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된다 원래 안타까운 것인가보다 더보기
낙원까지의 거리 우리가 기다리는 낙원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몰라 그러나 그걸 바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면 그 행복 안에 머물며 희미해지는 낙원의 잔상을 지켜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아마 지금이 가장 행복한 순간일지도 몰라 나를 낙원을 데려가 줄 수 있다면 그게 가능하다면 설령 그게 가능하다해도 내가 버틸 수 있을까 그때까지 모든 건 하루 아침에 섬뜩하게 모습을 바꿔가는데 나라고 별 다를 게 있을까 시간이 없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