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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A가 갑자기 찾아와서 꽃과 작은 선물을 주고 갔다 나는 놀라 벙찌긴 했지만 최대한 동요하지 않는 척을 하고 싶어 꾹 참았다 각설하고 기분이 묘하다 어느 순간부터 이런 고백이나 호의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내게 공간을 제공해 준 이도 마찬가지다 공간만 떡하니 던져주고선 자꾸만 뭘 만들어내라고 보챈다 분명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해놓고선 모든 걸 달라는 듯이 영혼이라도 어서 갈아넣으라는 듯이 군다 저번엔 또 어떤 이가 친절히 글쓰는 걸 알려주겠다고 하고선 내 감각과 단어와 문장의 배치들을 훔쳐갔다 그래서 아 그래서 그럼 대체 A는 무엇을 원하는 걸까 내게 무엇을 취하고 싶은걸까 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그럼 지금 내가 만나는 그는? 내가 사랑하고 있는 그는? 그는 내게 뭘 가져가고 싶은걸까 몸? 몸인가.. 더보기
제발 흔들리지 않게 위태롭지 않게 휘청이지 않게 제발 도와주세요 난 당신이 버려둔 그 사람처럼 되고 싶지 않아 더보기
여지껏 나를 집어삼킬 듯 쥐어잡고 흔들던 것들의 정체를 몰랐다 근데 요즘 그것들이 일제히 베일을 벗고 내게 맨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섬뜩하면서도 안스러운 그것이 나는 측은하면서도 불편하다 어쨌든 내 영역엔 베일을 쓴 것들만이 들어올 수 있어 그게 나만의 방식이였지, 매번 나는 민낯을 드러낸 것들의 침범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했었지 그게 나만의 목적이었지 모든 감정을 넘어서 결단을 내린다 나는 내게 화내는 것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나의 화를 받아내는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어도 더보기